2025년 1분기, 드디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GDP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역성장'이라는 다시 등장했습니다. 한국은행이 4월 2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들며 3개 분기 만에 다시 후진했습니다.
그저 숫자일 뿐일까요? 이번 수치는 한국 경제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갈지를 짚어보는 중요한 신호다. 단순한 경기순환상의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인 경기침체 신호로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 복합적인 하강 요인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내수 침체때문입니다.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가 각각 0.1%씩 감소하며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렸는데 특히 서비스 소비 부진과 함께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축소가 소비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투자 지표다.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3.2%,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12.2%나 줄었습니다. 이는 4분기 연속 감소세로, 단기적인 경기 하강보다 구조적 침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주택 및 상업용 건물 신축이 줄고, 신규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설비투자 부문을 보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포함한 기계류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기 대비 -2.1%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그간 수출과 내수 모두를 견인하던 핵심 축이었으나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조정 국면이 맞물리며 위축되고 있습니다.
수출입 동반 감소, 대외 변수의 그림자
수출은 화학제품과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1.1% 감소했고 수입 역시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2% 줄어들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 경제 회복 지연,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지속 등 대외 리스크가 한국 무역 환경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의 감소는 한국 경제에서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데 국내 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수출 침체는 곧 전반적인 경기 둔화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수입 감소는 기업의 생산활동 위축과 소비자 수요 감소를 반영하는 또 다른 징후로 볼 수 있습니다.
부문별 성장률, 산업 전반에 드리운 그늘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제조업(-0.8%)과 건설업(-1.5%)이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 화학, 철강 등 주요 산업의 출하량 감소가 큰 원인이 되었고 건설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허가 지연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이 늘었지만, 운수업,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 생활 밀접 산업에서는 하락세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소비심리 위축과 실질소득 감소가 서비스업 회복에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하락…국민 체감 경기 악화
실질 국내총소득(GDI) 역시 -0.4%로 감소했습니다. GDI는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소득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로, GDP와 함께 경제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수출 단가 하락과 실질 교역조건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국민의 체감 경기까지 냉각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숫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계의 소비 여력 감소, 기업의 투자 위축, 정부의 재정 여력 축소로 이어지는 부정적 순환 고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하락세가 장기화될 경우, 회복 탄력성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경기 회복 시점은 언제쯤?
한국은행은 이번 수치를 두고 "예상된 범위 안의 흐름"이라 평가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고점 유지, 대중국 수출 회복 지연, 미국 관세 정책 강화 등 악재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특히 건설과 설비투자의 동반 부진은 정책적 대응이 없다면 쉽게 반전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급니다.
향후 경기 회복의 실마리는 두 가지에 달려 있습니다. 하나는 글로벌 경제의 반등, 다른 하나는 내수 촉진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입입니다. 소비 쿠폰, 세제 혜택, 인프라 투자 확대 등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병행되어야만 이번 하락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단순한 숫자가 아닌 구조적 신호
이번 1분기 역성장은 단지 일시적인 경기 부진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건설·설비 투자 감소, 수출 정체, 내수 침체는 한국 경제 구조 자체에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수치는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점이 되어야 합니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시각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정부와 기업, 소비자 모두가 경제 시스템의 회복과 혁신을 위해 나설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